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쏘다니다

by H . Sol 2025. 7. 1.

인생의 반환점을 돈 지금, 나는 여전히 쏘다닌다.
젊은 날에는 목적지도, 이유도 없이 거리를 헤매곤 했다.
그때의 쏘다님은 어쩌면 막막함과 설렘이 뒤섞인 방황이었을지 모른다.
하지만 이제는, 내 발걸음에 시간이 묻어난다.
이 골목, 저 골목을 지나며 마주치는 풍경마다
지난 세월의 기억이 겹겹이 쌓여 있다.

 

쏘다닌다는 것은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다.
인생의 반환점을 몇 번이나 돌고 나니
이제는 어디로 가는지보다 어떻게 걷는지가 더 중요해졌다.
길을 잃는 것도 두렵지 않다.
때로는 우연히 마주치는 작은 꽃 한 송이나
낯선 골목의 고요함이
내 마음을 위로한다.

 

쏘다니는 삶 속에서 나는
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조용히 쓰다듬는다.
앞으로 남은 길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
나는 계속 쏘다닐 것이다.
낯선 길 위에서, 익숙한 햇살 아래에서
여전히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해.